붉은 오미자 물에 띄워 낸 녹말국수 '창면'
Author
mommy
Date
2014-07-25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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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8
봄이 되면 화전과 함께 곁들여 먹었던 '창면'. 빛깔 고운 오미자를 우린 물에 녹두녹말로 만든 국수를 띄워 먹는 전통 음식이었다. 창 면에 사용되는 녹두가 몸을 차게하는 성질이 있어 날이 따뜻해지는 봄부터 가을까지 음료처럼 즐겨 마셨던 화채에 가까운 귀한 음료였다. 창면은 새콤달콤한 맛도 일품이지만 붉은 오미자즙과 투명한 녹말 국수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모양도 아름다워 화창한 봄 날씨에 매우 잘 어울린다. 창면에 쓰이는 녹말가루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녹두를 물에 충분히 불려서 갈아낸 후 곱게 말린 것을 사용했다.
갈아낸 녹두는 저장성이 떨어지므로 수분이 잘 통하는 한지에 담아 보관했다. 녹말면은 녹말가루를 고운 체에 걸러 중탕으로 끓여 익은 녹말 반죽을 만들어 묵처럼 굳힌 후 국숫발처럼 얇게 채를 썰어 만들었다. 오미자는 티를 거르고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다음 끓여서 식힌 물에 하룻밤 담가 놓아 물이 진달래 빛으로 곱게 우러나면 고운 면보에 걸러 오미자 국물을 만들었다. 채친 면을 투명한 화재 그릇에 넣고 오미자 국물을 붓고 꿀을 탄 후 잣을 띄워냈다. 녹두녹말을 물에 풀어 그릇에 부을 때 너무 얇게 부으면 익은 후 질기고 잘 썰어지지 않으므로 적당량 깔리게 부어야 한다.
면을 만들 때마다 풀어 놓은 녹말 물을 충분히 저으면서 그릇에 부어야 면이 고르고 투명하게 익는다. 창면을 만드는 방법은 지방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강원도 지방에서는 물에 푼 칡전분이나 감자전분을 끓는 물에 얇게 익혀 찬물에 담가 묵처럼 굳혀서 국수가락처럼 얇게 채를 썬다. 그런 후에 꿀을 탄 오미자 물에 넣고 잣을 띄워 먹는다. 조선시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 기록된 창면은 조상이 즐겨 마셨던 보양 음료로 점차 날씨가 더워지는 계절에 한 번 만들어 본다면 시원하고 부드러운 색다른 음료로 맛볼 수 있다.
미주중앙일보 발췌 객원기자 - 이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