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맛을 살린 멋스런 봄의 정찬
Author
mommy
Date
2014-07-25 04:06
Views
3253

햇살 맑은 주말, 가까운 지인들과의 정찬을 뒷마당에 꾸며보자. LA엔 꽃이 지천에 흐드러져도 봄꽃은 봄에만 핀다. 망물망울 터지는 벚꽃나무 아래 봄 향기 맡으며 정겨운 담소를 나눠보자.

지글지글 냄새 피우며 굽는 바비큐가 아니어도 냉장고에 잠든 음식재료들을 깨워 도마 위에 올려본다. 봄볕에 싹을 틔운 채소 몇 가지, 고기 몇 점, 약간의 해물만으로도 훌륭한 정찬을 차려낼 수 있다. 전채요리부터 후식까지 풀코스로 내놓는 봄의 정찬. 가벼운 마음으로 모임을 즐겨본다. 한국 고유의 전통 요리를 캘리포니아의 식재료에 맞게 응용한 풀코스로 조경희 요리연구가의 도움을 받아 차려본다. -

햇살 맑은 주말, 가까운 지인들과의 정찬을 뒷마당에 꾸며보자. LA엔 꽃이 지천에 흐드러져도 봄꽃은 봄에만 핀다. 망물망울 터지는 벚꽃나무 아래 봄 향기 맡으며 정겨운 담소를 나눠보자. 지글지글 냄새 피우며 굽는 바비큐가 아니어도 냉장고에 잠든 음식재료들을 깨워 도마 위에 올려본다. 봄볕에 싹을 틔운 채소 몇 가지, 고기 몇 점, 약간의 해물만으로도 훌륭한 정찬을 차려낼 수 있다. 전채요리부터 후식까지 풀코스로 내놓는 봄의 정찬. 가벼운 마음으로 모임을 즐겨본다. 한국 고유의 전통 요리를 캘리포니아의 식재료에 맞게 응용한 풀코스로 조경희 요리연구가의 도움을 받아 차려본다.
◆전채요리 – 컵오이선 오이에 칼집을 넣어 고기와 채소로 채운 ‘오이선’을 변형한 에피타이저 ‘컵오이선'. 재료와 모양을 간소화하여 외국인들도 먹기 좋은 새콤달콤한 맛으로 준비한다. 두께가 일정한 페르시안 오이를 골라 1.5cm 길이로 자르고 커피 스푼으로 속을 파내고 소금, 식초, 설탕에 살짝 절인다. 소고기는 양념하여 팬에 물기 없이 볶아낸다. 절인 오이는 물기를 제거하고 볶은 고기를 오이 속에 꼭꼭 채워 넣는다. 달걀은 삶아서 노른자와 흰자로 나누어 잘게 다져 놓는다. 소고기를 채운 오이 위에 황백으로 나누어 소복이 고명으로 올린다. 조리 과정은 매우 단순한 요리지만 산뜻한 오이맛과 고기, 달걀 맛의 조화가 입맛을 살린다.

◆본요리 - 돌나물 탕평채와 아스파라거스 해물전 묵 중에서도 빛깔이 곱고 맛이 맑은 청포묵은 봄채소와 잘 어울려 봄의 미각을 돋운다. 여러 가지 식재료로 맛과 색감을 잘 살리면 매우 고급스런 정찬 요리가 된다. 청포묵은 가늘게 채를 썰어 끓는 물에 데친다. 이 때 물이 끓기 전에 청포묵이 투명해지면 건져내서 쟁반에 고루 펴놓고 부채로 살살 식혀주면 빛깔과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다.
소고기는 불고기 양념을 해서 팬에 볶아낸다. 숙주는 살짝 데쳐 얼음물에 헹구어 물기를 뺀다. 돌나물은 물에 흔들어 씻어 준비한다. 달걀은 황백으로 나누어 곱게 지단을 부치고 채를 썬다. 청포묵, 볶은 소고기, 숙주, 돌나물, 달걀 지단 등 준비한 재료들을 큰 접시에 모양있게 돌려담고 김가루를 뿌린다. 간장 3큰술, 식초 3큰술, 설탕 1큰술 반, 참기름 1작은 술, 연 겨자 2큰술 등을 잘 섞어 소스로 뿌려낸다. 담백한 청포묵과 상큼한 돌나물의 조화가 신선한 봄의 맛을 선사한다. 색감도 화려하다.
해물파전을 응용한 ‘아스파라거스 해물전’. 봄에 가장 풍부한 영양과 맛을 지닌 아스파라거스를 전으로 부쳐내면 아삭한 식감이 입을 즐겁게 한다. 아스파라거스는 살짝 데쳐 얼음물에 헹궈 반으로 가른다. 부침가루 1컵, 물 한 컵과 1/3, 달걀 1개를 넣어 반죽을 한다. 아스파라거스에 밀가루를 뿌린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아스파라거스를 올린다. 반죽을 반 정도 붓고, 오징어, 새우, 조갯살 등을 준비해서 소금, 후춧가루, 참기름, 마늘에 양념해 살짝 볶은 후 반죽 위에 얹는다. 아래쪽이 노릇하게 구워지면 나머지 반죽을 붓고 잘 뒤집어서 반대편도 노릇하게 부쳐낸다. 양념 간장을 곁들여 낸다.전을 부칠 때 해물을 미리 양념해서 넣으면 해물 특유의 비린내도 제거되고 더 고소한 맛을 낸다.
◆후식 – 대추화전 봄에는 꽃전을 주로 부쳐 먹지만, 캘리포니아에선 진달래를 구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대추를 얹어 솜씨 있게 고운 화전을 만들어본다.찹쌀가루는 끓인 물로 익반죽을 한다. 반죽을 동그랗게 떼어 납작하게 누른 뒤 고르게 편다. 대추는 청주와 설탕에 재어 전자레인지에 20초 정도 돌리면 달콤하고 윤기가 반들반들 돌아 모양이 난다. 돌려 깎기를 한 후 돌돌 말아 꽃 모양으로 얇게 썬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서 익혀 꽃대추를 얹어 잣가루와 설탕을 솔솔 뿌린다. 찹쌀가루 반죽만 있으면 쉽게 구워 나들이 갈 때도 영양 간식으로 훌륭하다. 납작하게 굽기보다는 약간의 두께를 두어 모양을 빚으면 훨씬 더 먹음직스럽다. 오미자차나 복분자 주스를 함께 내도 잘 어울린다.
미주중앙일보 발췌 글∙사진 = 이은선 객원기자 -